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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노후를 위하여 자식보다 부모에게 집중해라

by 삿갓쓴 김삿갓 2023.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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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60대 이상 분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구나 책 한 권은 될 만큼 이런저런 사연이 있게 마련이에요. 특히, 노후가 힘든 분들일수록 활기가 많으실 텐데요. 그런데 이렇게 노후가 힘들어진 원인 중 자녀로 인한 경우도 사실게 많아요.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자식 사랑과 교육열은 식을 줄 모르고 대단하잖아요. 그래서 알면서도 아무리 얘기해도 바뀌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최근 들어 노후에 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면서 자녀들과의 일정한 부분까지 선긋기를 잘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는 있어요. 그렇더라도 자녀 앞날 자녀 잘 된다는데 인색하게 굴기 힘든게 부모 마음이기도 하죠. 오늘은 자녀에게 올인한 한 아버지의 사례를 통해서 자녀에 대한 지원과 우리의 노예 관해서 여러분과 얘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실제 사연은 좀 더 복잡한데 이야기 편하게 각색을 했어요.

 

중견기업의 간부로 일하는 한씨에겐 공부를 잘하는 아들과 딸이 있었어요. 특히, 아들은 신동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공부를 잘해서 늘 한시에 자랑이기도 했고요. 결국 아들은 누구나 선망하는 미국의 명문 대에 붙어서 유학까지 떠나게 됐어요. 또 딸은 음악의 재능이 있어서 음대에 다니게 됐고요. 아들의 유학에 들어가는 학비도 만만치 않은데 딸의 학비까지 돼야 하는 상황이었죠. 남들보다 높은 연봉을 받던 한씨였지만 버는 돈의 대부분은 두 자녀의 학비로 다 들어갔어요. 그렇다보니 돈은 많이 벌어도 늘 사람들에게 짠돌이 소리를 들으며 지내야 했어요. 그래도 주위에서 자녀들 잘 키웠다 어떻게 키웠냐 하는 칭찬 소리를 늘 들었는데요. 자녀들 학비되는 게 버거웠지만 이런 소리들을 때마다 힘도 나고 보람도 되는 게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고 다짐하면 잘 이겨냈어요. 아들이 유학생활을 하면서 돈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면 금액이 얼마든 어떻게 해서라도 마련해서 보내줬어요. 한씨에게 자녀는 살아가는 의미였고 삶의 희망이었으니까요.

다행히 아들은 아버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유학을 무사히 마쳤고 다른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할 외국계 기업에 높은 연봉으로 당당하게 입사하였습니다. 한씨는 그동안의 고생이 보답받는 것 같아서 날아갈 때 기뻤죠. 그리고 아들은 회사를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아서 유학 중에 만난 아가씨와 결혼을 약속했어요. 아가씨는 국내에 탄탄한 중소기업 대표의 딸로 부유한데다 유학파인 똑똑한 며느리를 얻게 된 것에 대해서도 모두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아들 결혼 준비를 하면서 사돈댁의 경제 수준에 맞출 혼수가 문제였어요. 사돈댁에서는 이쪽 형편을 고려해서 간소하게 하자고 했지만 간소하게 맞춘 예물과 결혼식 비용, 아파트 전세비를 감당하려니 그동안 모아둔 돈 3억 5천만원과 퇴직금까지 일부분 땡겨서 5억원 가까이 들어갔어요. 그리고 음악을 전공한 딸도 대학을 졸업한 후 지방의 한 시립 교향악단에서 일하다가 좋은 짝을 만나서 일찍 결혼을 했어요. 퇴직 전에 딸까지 결혼시키면 좋을 것 같아서 한씨가 좀 서두르기도 했지만 딸도 결혼을 원했기에 다행히 퇴직 전에 딸을 보낼 수 있었던 거죠. 그렇게 딸의 결혼을 준비하느라 남아있던 나머지 퇴직금 마저 다 들어갔고요. 하지만 두자녀를 모두 최고 수준의 교육을 시키고 만족스러운 결혼까지 보내고 나니 부모노릇 제대로 다 한 것 같아서 남부로울 게 없었죠. 실제 주변 사람들도 하나같이 한씨를 대단하다고 칭찬하고 부러워했고요. 노후자금과 퇴직금 모두 바닥났지만 아깝지도 후회되지도 않았어요. 잘 키워놓은 자녀들이 그동안의 자신의 노력과 헌신을 알아줄 거라 믿었기 때문이에요. 두자녀를 독립시키고 나서 퇴직한 한씨에게는 5억원 정도의 집 한 채와 4천만원이 들어있는 통장 하나가 전부였어요. 아직 60세로 국민연금 수령까지 몇 년이 남아 있어서 당장의 생활비가 부족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어요. 아들이 높은 연봉을 받으니 이제 용돈 넉넉하게 받으면서 노후를 여유롭게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퇴직 후 시간도 많이 남으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안에 손잡고 여행이나 다니며 노후를 보낼 생각이었어요. 그동안 자식들 키우느라 짠돌이로 살아온 삶이 드디어 보답을 받는 순간이 왔다고 믿은 거죠. 하지만 노후는 한씨의 희망처럼 흘러가지 않았어요. 신혼초에는 그래도 자주 왕래하며 살갑게 챙기던 아들내외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찾아오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요.

문제는 넉넉하게 챙겨줄 거라 생각했던 두자녀가 내놓은 용돈은 아들 50만원, 딸 20만원, 두자녀 합쳐서 한 달 70만원이 전부였어요. 두 부부가 한 달을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죠. 가지고 있던 예금과 자녀들이 보내준 용돈으로 생활하면서 한씨는 뭔가 잘못 흘러가고 있음을 그때서야 느낀 건데요. 자녀들에게 섭섭한 마음이 밀려왔고요. 무엇보다 통장에 잔고가 자꾸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여유롭고 행복한 노후를 꿈꿨지만 퇴직 후 1년도 지나지 않아서 한씨는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거죠. 아파트로 주택연금을 신청해서 받을까도 생각했지만, 종신으로 신청할 경우 한 달 100만원 남짓한 금액이 나온다는 거예요. 당장 두 부부가 생활하기에 부족한 금액이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결국은 아파트를 담보로 작은 가게라도 열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평생 회사 다닌 것 외에 다른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던 한씨로서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알아봤지만 마땅한 할 일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찾다 찾다 노후에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내기로 했어요. 그나마 일도 안힘들고 마진율도 좋아보였거든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창업노하우 같은 것도 배우고 하면서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위치 좋은 곳에 커피 전문점을 오픈했어요. 하지만 운마저 한씨 편이 아니었어요. 커피 전문점을 오픈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서 코로나 전염병이 발생했고 매달 생기는 적자는 한씨를 난감하게 만들었죠. 조금만 버티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대출을 늘려가며 어떻게든 가게를 지켜보려고 노력했지만 적자의 폭은 점점 더 늘어만 같고 나중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고 말았어요. 결국 한씨는 2년 6개월 만에 가게를 졌고 대출금을 청산하기 위해서 아파트까지 팔아야 했어요. 지금 한씨는 아파트를 팔고 경기도 외곽에 작은 빌라에서 살고 있어요. 자녀에게 모든 인생을 걸었고 자녀들이 자신의 노후를 책임질 거라고 믿었던 한시의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 거죠. 자녀들이 너무 공부를 잘하다 보니 한씨는 자녀들에게 올인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자식이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조금만 일찍 깨달았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오도록 두진 않았겠죠.

 

한씨의 실수를 계기로 자녀들에게 너무 지나친 투자와 기대는 거둬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얻게 되는데요.

 

한씨의 실수로 첫 번째 너무 과도한 교육비가 문제였어요.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가 공부를 잘한다면 모든 것을 감수하고라도 자녀를 지원하려고 노력해요. 한씨의 경우처럼 무리해서 유학까지 보내게 되는 건데요. 아무리 자녀가 공부를 잘해도 내 재정 상태가 자녀 유학비를 감당하고도 노후 준비가 가능한지를 따져봤어야 해요. 그걸 따지지 않고 무턱대고 지원한 것이 문제였고요.

두 번째 과도한 결혼비용 지원이 문제였어요. 결혼 적령기 자녀를 둔 우리 대부분의 부모님들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자녀의 결혼 비용이에요. 여유만 된다면 잘해서 보내면 좋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본인의 형편에 맞게 보내는 게 맞아요. 한시의 경우 두 자녀를 모두 결혼시키면서 노후를 지켜줄 든든한 버팀목인 노후자금과 퇴직금까지 모두 써버린 건데요. 부모가 노후를 안정되고 여유롭게 살아야 결혼한 자녀도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거예요. 자녀 결혼보다 내 노후가 먼저라는 거죠.

 

세 번째 무리한 창업이 문제였어요. 마지막 남은 집 한 채 마저 담보를 잡고 프랜차이즈 창업에 뛰어든 것이 큰 실수의 하나인 건데요. 평균 50대 중반의 이른 나이에 은퇴를 하게 되는데요. 그렇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뛰어들고 그 중에서 손쉬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 은퇴 후 60세 이후 시니어 창업의 경우 통계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무더기로 폐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 시기에 창업한 60세 이상 시니어 창업자 약 24만 438명 중 199,046명이 폐업을 했는데요. 즉, 창업자의 83%로 10명 중 8명이 폐업을 한 것이죠. 한씨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노후 준비를 위한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고, 자녀들에게 너무 지나친 투자와 기대는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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